폐광촌이 호텔로…“마을 공동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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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1회 작성일 20-05-2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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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2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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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오른쪽 다섯번째부터), 유영자 고한18리 이장, 유재철 정선군의회 의장(〃네번째) 등이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번가 마을호텔’ 1호점 개소를 축하하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


강원 정선 ‘고한18번가 마을호텔’ 1호점 개소식
주민 주도 2년여 준비 끝 결실
식당·민박·카페 등 기존 사업장 부대시설처럼 이용하도록 연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 가족 단위 관광객들 위해 운영


“불과 2년 전만 해도 빈집이 수두룩한 골목길엔 쓰레기만 나뒹굴었습니다. 가로등도 없어 저녁만 되면 지나다니기조차 무서운 곳이었죠. 그랬던 우리 마을이 이렇게 깨끗한 호텔로 탈바꿈해 지금 여러분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소위 ‘지나가던 개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로 대변되던 과거 영화(榮華)의 부활일까. 석탄산업의 호황과 폐광촌의 검은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작은 산골마을,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에 19일 200여명의 마을주민과 손님이 모였다. 국내 첫 마을호텔인 ‘고한18번가 마을호텔(본지 2019년 12월4일자 5면 보도)’ 1호점 개소식이 이 마을 골목길에서 열린 것이다.

고한18번가 마을호텔은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을 목적으로 2018년 1월 마을만들기위원회가 구성된 후 2년 이상의 준비기간 끝에 탄생한 결실이다. 기존에 영업 중이던 식당·민박·사진관·세탁소·미용실·카페 등 골목길 내 각자의 사업장들은 호텔의 부대시설처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됐다. 잠은 이 건물에서, 식사는 맞은편 집에서, 음료는 그 바로 옆집에서 마실 수 있다. 일반 호텔이 수직적인 시설 개념이라면 마을호텔은 마치 골목길 위에 누워 있는 수평적인 시설인 셈이다.

점차 굵어지는 빗줄기는 아랑곳없다는 듯 개소식에 참석한 이들은 저마다 눈을 반짝이며 마을호텔 곳곳을 둘러봤다. 여기저기에서 “흔한 숙박업소와 달리 지역상가와 어우러져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서 매우 이채롭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안내를 맡은 김진용 마을만들기위원회 사무국장은 “마을호텔사업에는 현재 11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객실에 머문 손님이 각각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요금의 10%를 할인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제빵집·분식점·편의점 등도 갖춰 원스톱으로 모든 게 해결되도록 참여 사업장을 확대해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골목길의 중심은 단연 16~17일 첫 손님을 받은 마을호텔 1호점 ‘초원점’이다. 유영자 마을이장(64·여)이 방치돼 있던 자신의 빈집을 향후 5년간 무상임대로 내놓아 마련된 이곳은 리모델링 공사 끝에 번듯한 객실 3개를 갖췄다. 투숙객에겐 다음날 아침 바로 옆에 있는 공예카페 ‘수작’에서 토스트와 시리얼 등으로 구성된 간단한 조식을 제공한다.

마을회관은 컨벤션룸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선 발광다이오드(LED) 야생화 만들기, 다육식물 아트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장을 찾은 최승준 정선군수는 “폐광지역 도시재생의 미래를 보여주는 이곳 사례에 감탄했다”며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공을 위해 앞으로도 관심과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이장은 골목길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가슴에 형형색색의 LED 야생화를 한송이씩 달아줬다. 주민들이 공예카페에 모여 하나하나 직접 만든 것이다. 개소식 종료 후에도 발걸음을 쉬이 옮기지 못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유 이장의 멘트가 골목길 전체에 울려퍼졌다.

“내 집 앞 청소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나비효과’가 돼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들이 많아요. 우리 마을이 어떻게 더 예쁘게 바뀌는지 지켜봐주시고 늘 응원해주세요.”


김윤호 기자
fac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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